재판상 이혼사유

협의이혼하는 경우에는 별다른 이혼사유가 없어도 당사자간의 합의만 있으면 이혼을 할 수 있지만, 재판상 이혼을 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840조에서 정하고 있는 이혼사유 중에 적어도 어느 하나에 해당되어야 이혼이 가능합니다.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이혼사유 6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부정한 행위'의 의미

민법 제840조 제1호에서 말하는 '부정한 행위'란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못한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서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배우자 있는 자가 배우자 아닌 다른 이성과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되는 행위를 일삼는 일체의 일탈행위' 정도로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컨대 배우자 아닌 다른 이성과 '여보! 자기!'라는 호칭을 사용하면서 '사랑한다. 보고 싶다.'라는 내용의 메일이나 문자를 주고받는 행위, 키스나 깊은 포옹을 하는 등 진한 스킨십을 하는 행위, 이성과 여관을 들락거리는 행위 등을 들 수 있는데, 부정행위는 과거 간통죄에 있어서의 간통보다는 넓은 개념입니다. 즉 과거에 간통은 성관계에까지 이르러야 성립되는 범죄였지만, 부정행위는 성관계까지 이름은 물론이고 성관계까지 이르지 않았더라고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를 위반한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그리고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려면, 이를 안 날로부터 6월,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2년내에 이혼을 청구해야 합니다. 부정한 행위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한 상간자를 배우자와 함께 공동피고로 하여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으며 이혼을 청구하지 않고 상간자만을 상대로 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2.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경우'의 의미

민법 840조 제2호 소정의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경우’란,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서로 동거, 부양, 협조하여야 할 부부로서의 의무를 포기하고 다른 일방을 버린 경우’를 말합니다.
 

그러나 쌍방의 책임있는 사유로 별거를 한 경우, 남편의 폭행에 못 이겨 가출한 경우 등은 악의의 유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혼을 전제로 혹은 이혼의 소를 진행하기 직전 혹은 직후에 집을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악의의 유기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혼소송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3.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의 의미

민법 840조 제3호 소정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라 함은,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참으로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은 경우를 말합니다(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므1890 판결).
 

판례도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라 함은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참으로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았을 경우를 말하고, 가정불화의 와중에서 서로 격한 감정에서 오고 간 몇 차례의 폭행 및 모욕적인 언사는 그것이 비교적 경미한 것이라면, 이는 민법 제840조 제3호 소정의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86. 6. 24. 선고 85므6 판결).

4.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의 의미

민법 840조 제4호 소정의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라 함은, 자기의 부모나 조부모가 배우자로부터 중대한 모욕 또는 학대에 해당하는 대우를 받았고, 그러한 대우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컨대 사위가 장모를 구타하여 상처를 입힌 경우,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구박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5.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불분명한 경우'의 의미

민법 840조 제5호 소정의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불분명한 경우’라 함은, 배우자의 생사를 전혀 증명할 수 없는 상태로 3년 이상 경과한 경우를 말하고, 생사불명의 원인은 묻지 않습니다.
 

배우자의 생사가3년 이상 불분명하므로 배우자에게 소장을 송달한다든지 재판에 참석케하 것 등이 불가능하므로, 이혼소송에서 배우자의 생사가 3년이상 불분명했다는 사실만 입증되면, 법원은 공시송달절차에 의하여 궐석판결절차에 따라 진행됩니다. 또한 이혼판결이 일단 확정되면, 추후 배우자가 살아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혼인이 부활하지는 않습니다.
 

배우자의 소재파악은 되고 있지 않지만 생존하고 있는 사실만큼은 분명한 경우는 생사가 불분명한 경우가 아니므로 본 이혼사유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는 '악의의 유기'를 이유로 이혼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또한, 사망한 것이 확실할 때에는 이혼할 것이 아니라 사망신고를 함으로써 혼인관계를 해소시켜 부부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배우자가 5년간 생사불명이거나 또는 전쟁, 선박침몰, 항공기 추락, 기타 위난을 당하여 1년간 생사불명인 경우에는 배우자 등 이해관계인이 청구하여 법원으로부터 실종선고를 받으면 배우자가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사망과 마찬가지로 혼인이 해소됩니다.

따라서 배우자가 위와 같은 사유로 생사불명이라면, 실종선고를 통해서 혼인을 해소시킬 수도 있고 본 호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겠으나, 실종선고로 인한 경우에는 상속을 비롯한 배우자의 귀환시 전혼(前婚)부활 문제 등이 발생하고, 한편 본호를 이유로 이혼하는 경우에는 귀환하더라도 전혼이 부활하지 않고 다만 재산분할, 손해배상 문제 등이 생기므로 사안마다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유리한 절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6.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의 의미

민법 840조 제6호 소정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라 함은,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 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탄되어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요하는 것이 일방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나 배우자의 친족 특히 직계존속과의 사이에 행동이 수반하지 않는 단순한 감정의 갈등, 균열 내지 대립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즉 84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앞선 5가지 사유에 필적할 정도의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대법원 1987. 7. 21.선고 87므24 판결). 아주 추상적인 규정이어서 이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 권한은 전적으로 대법원에 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판례를 소개하는 것이 이해를 돕는데 가장 유용한 것이라고 판단되므로 아래에서 관련판례를 소개하겠습니다.

인정한 사례
(이혼 가능)

경제적인 파탄
- 남편의 방탕한 생활
- 가계를 돌보지 않고 계를 하는 등의 아내의 문란한 행위
- 허영에 의한 지나친 낭비
- 가정주부의 거액 도박
- 가사를 돌보지 않는 춤바람 등
정신적인 파탄
- 불치의 정신병
- 부부간의 애정상실
- 성격불일치, 극
- 심한 의처증
- 수년간 계속된 별거
- 심한 주벽 또는 알코올 중독
- 범죄행위 및 실형선고
- 신앙의 차이로 인한 극심한 반목, 광신
- 자녀에 대한 정신적. 육체적 학대 내지 모욕 등
육체적인 파탄
- 이유 없는 성교거부
- 성적인 불능
- 변태성욕
- 성병감염
- 동성연애
- 부당한 피임 등

불인정한 사례
(이혼불가능)

  • 사업실패로 인한 채무부담,
  • 임신불능,
  • 심인성 음경발기부전증,
  • 회복 가능한 정신병적 증세
  • 혼인전부터의 신앙의 차이 또는 성격불일치,
  • 애정상실,
  • 연령, 학력차이,
  • 복잡한 가정환경
  • 재혼부부간에 전처소생의 자식이 있어 불화가 있는 경우
  • 부부간에 평소 사소한 일로 자주 부부싸움을
    하고, 이전에도 이혼조정신청을 한 번
    제기하였다가 서로 화해한 뒤 취하했다는 사실
  • 혼수가 빈약하거나 지참금이 적다는 이유
  • 과거의 연인을 못 잊어 하며,
    첫사랑의 사진과 연애편지들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
  • 아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강간 당한 경우